주변 지인들과 일하는 곳의 동료들이 유독 긴 설 연휴를 전후로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기에 나는 조금 빠른 휴가를 고려했었고, 올해는 조금 특별하게 따뜻한 동남아시아로 해외 휴가를 결정했다.
그렇게 나는 7년 만에 태국 방콕으로의 겨울 휴가를 떠났다.
언제나 설렘이 가득한 공항에 도착해 코트룸에 두꺼운 외투를 맡기고,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으니 따뜻한 나라로 떠난다는 실감 나기 시작했다.
약 6시간이 걸려 도착한 태국 방콕은 우리나라와는 다른, 여행하기 딱 좋은 선선한 날씨였다.
12월부터 2월까지 여행 성수기인 만큼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들어 다소 혼잡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수속을 마칠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의 콘셉트는 '겨울 휴가'로 관광보다 숙소에서의 휴식과 유명한 실내 쇼핑몰을 구경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오랜만에 방문한 방콕은 7년 전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조금 더 깔끔하고 깨끗해진 거리, 더 쾌적한 쇼핑몰, 그리고 눈에 띄는 편의 시설까지 관광객 편의가 대폭 늘어난 것이 인상적이었다.
마트의 팝업매대에는 다양한 우리의 제품들이 판매중이었다. 라면, 밑반찬은 물론 소형 가전제품과 휴대전화 홍보물도 쉽게 마주할 수 있었다.
그렇게 몇 곳의 쇼핑몰을 돌아다니다 우리나라 대형 할인점에 해당하는 한 마트를 둘러보던 중 뭔가 낯익은 거리감이 느껴졌다.
매대를 가득 채운 한국의 음식들, 빠르게 판매되는 마트의 매대를 보충하기 위해 카트에 가득 실린 Made in Korea의 상자까지 내가 카트를 끌고 있는 이곳은 분명 태국인데 내 눈 앞에 펼쳐진 모습은 우리의 마트와 너무도 흡사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 기억 속 7년 전의 태국과 지금이 많이 달라졌다고 느낀 것은 '익숙한 친밀감'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오래전부터 일본과 가까웠던 태국이었기에 7년 전만 하더라도 일본의 식품과 상품, 거리에 펼쳐진 다양한 일본 가전제품의 광고가 일상이었다면, 지금은 우리의 웹툰, 우리 기업의 가전제품 광고가 가득하고, 편의점과 마트에서도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상품이 가득했다.
코로나로 국가 간 이동이 자유롭지 않았을 무렵, OTT 플랫폼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문화 콘텐츠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코로나 이후 다시 자유로운 이동이 시작되며 영상 속에서 보였던 우리의 전통 놀이와 음식, 음악 등 다양한 문화는 K-culture라는 이름으로 세계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전문가는 이러한 움직임을 '신한류'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지금까지 언론과 영상을 통해서만 마주했던 또 다른 한류의 모습을 내 눈으로 확인하니 느낌이 새로웠다.
우리나라의 OTT프로그램과 협업하여 출시된 제품은 특히 인기가 높았다. 현지인들이 관련 제품들을 카트에 담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대표 한식인 김치, 김밥 만들기 키트와 같은 냉장 상품들을 위한 전용 매대가 놓여 있었고, 유명한 우리나라의 OTT 플랫폼 시리즈와 협업을 진행해 더욱 친근하게 다가간 제품들도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식품 분야의 주요 수출 품목이었던 공산품을 제외하고 우리 품종의 딸기 등 농산물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었다는 것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공산품과 가전제품보다 우리 농산물이 주요 매대를 차지하고 있던 것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마트 관계자는 딸기와 같은 과일, 곡류가 특히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한글 간판이 쓰인 한식을 판매하는 매장에 긴 줄을 선 사람들, 길거리에서 유명 가수의 K-POP을 어색한 한국어로 따라부르던 모습까지 세계 곳곳에 뻗어있는 우리 문화를 직접 경험해보니 괜스레 뿌듯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방콕에서 2년째 주재원으로 일하고 있는 친구에 따르면 "방콕에 파견된 이후 OTT에 나왔던 우리 전통 놀이를 따라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고, 마트에서 우리나라의 음식을 사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식을 요리하는 방법을 SNS에서 검색해보고 자신에게 물어보는 동료도 꽤 있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우리 문화가 널리 퍼져 있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짧은 겨울 휴가를 마치고 귀국 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인터넷 언론을 살펴보던 중 내가 방문했던 방콕의 유명 쇼핑몰이 메인에 등장해 호기심에 기사를 클릭했다.
세계 속의 한류 소식을 기대했던 내 바람과는 다르게 기사의 내용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한복을 입고 한식을 소개하고 있던 해당 식당의 메뉴판을 자세히 살펴보니 우리 전통 음식들이 다른 나라의 음식으로 소개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우리 문화를 바로 알리기 위해 운영되는 대한민국 바로 알림 서비스 누리집의 메인.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출처=대한민국 바로알림 서비스 누리집)
지금 이 순간에도 해외 어딘가에서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를 왜곡하는 사례들이 매년 적지 않게 발견되고 있다.
현지 한인회나 민간단체에서는 온라인을 활용해 실시간 제보 채널을 운영하며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단체나 개인사업자에 관한 내용을 빠르게 공유하고 있고, 정부는 주무 부처인 외교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중심이 되어 올바른 우리 문화 알리기 캠페인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중요한 한 가지, 문화체육관광부는 올바른 우리 문화를 알리기 위해 '한국 바로 알림 서비스(FACTS KOREA)'라는 누리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 해외여행을 좋아하는 나조차도 한국 바로 알림 서비스라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을 정도로 국민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누리집이지만, 해외여행이 점차 증가하고 우리 문화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요즘 국민 누구나 꼭 알아야 할 누리집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알림 서비스에 대한 인포그래픽을 제작해 홍보하고 있었다. 본 사진은 해당 인포그래픽 중 일부를 캡쳐했다.(출처=해외문화홍보원 바로알림서비스 인포그래픽)
한국 바로 알림 서비스 누리집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체가 되어 우리나라와 관련된 잘못된 정보를 효율적으로 바로잡기 위해 운영하는 서비스로 해외의 오류 신고를 접수 처리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한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오류의 대표적인 예시로는 객관적 사실과 명백히 다른 내용, 한국 관련 부정적 사실에 대한 과도한 일반화 및 과장된 표현, 역사·전통에 대한 인식 차 및 그릇된 주장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었고, 이에 대한 신고를 받고 있었다.
오류 신고는 누리집을 통해 진행할 수 있었다. 단, 일부는 오류시정 대상에서 제외되니 참고해야한다. 사진은 누리집에서 설명하고 있던 오류시정 대상들이다.(출처=대한민국 바로알림 서비스 누리집)
신고 절차는 누리집을 통해 가능했는데, 개인정보 동의 및 신고자 인증 절차를 거친 후 신고하고자 하는 유형을 선택하고 해당 콘텐츠에 대한 오류 내용을 상세하게 정리해서 입력하는 것으로 신고를 마칠 수 있었다.
완료된 신고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오류가 정정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진행하게 된다.
단, 개인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등 일부 대상의 경우 오류시정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하니 신고 전 누리집 설명을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
한편 정부는 대한민국 바로 알림 서비스와 같은 정정 활동, 대한민국 바로 알림단과 같은 국민 참여형 활동, SNS 중심으로 외국인 대상 올바른 문화 캠페인, 기타 민간과의 협력 등을 통해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를 올바르게 알려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다가오는 긴 설 연휴, 내 주변 지인들도 국내로, 또 해외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고, 공항과 항만 등도 해외를 찾는 국민이 상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리와는 또 다른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며 해외를 즐기는 것도, 또 해외 속의 널리 퍼져 있는 우리의 문화를 찾아보는 것도 소소한 여행의 재미가 될 것이다.
만약 해외여행 중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가 잘못 알려졌다면, '대한민국 바로 알림 서비스'를 꼭 기억해 올바른 문화 알리기에 동참해보기로 하자.